PK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주요 승부처다.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나빠지고 정권견제론이 확산하면서 PK가 국민의힘의 텃밭에서 스윙 스테이트(swing voter)로 변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은 "해볼만하다"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PK 의석수는 총 40석(부산 18석, 울산 6석, 경남 16석)이다. 국민의힘이 33석, 더불어민주당이 7석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15석, 울산 5석, 경남 13석,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3석, 울산 1석, 경남 3석이다.
PK는 국민의힘 텃밭... 한동훈 물갈이폭에 신경 곤두
PK는 TK(대구·경북)와 함께 국민의힘 텃밭이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역대급 압승을 거두었지만, PK 지역에선 의석수가 20대 총선보다 8석에서 7석으로 오히려 1석 줄어들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PK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100만 표가량 더 얻었다. 57.7%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38.2%)를 19.5%포인트 앞섰다. 윤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구 40곳 중 울산 북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39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PK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광역단체장선거에서 국민의힘의 득표율(65.1%)은 민주당(32.2%)의 두 배가 넘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기록한 득표율은 부산 66.4% 대 32.2%, 울산 59.8% 대 40.2%, 경남 65.7% 대 29.4%였다.
내년 총선에서도 PK 지역은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부산은 동구·서구 등 원도심, 금정구·연제구·동래구 등 중동부권, 해운대구·수영구 등 동부권이 국민의힘의 강세지역에 속한다.
울산은 중구·남구·울주군 등 서부권에서 국민의힘이 의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서부권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전 당대표와 박성민 전 전략기획부총장의 지역구가 있다.
경남은 여촌야도(與村野都)의 특성을 보인다. 사천·남해·하동·고성·통영 등 남부권과 밀양·의령·함안·창녕·진주·산청·함양·거창·합천 등 서북권 등 농어촌 지역은 총선에서 민주당이 당선된 적이 없다. 2008년 사천시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기적적으로 당선된 기록이 한 차례 있을 뿐이다. 이 지역은 사실상 국민의힘 일당 독점지역으로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나기 어렵다.
낙동강 벨트가 PK 승부처, 국힘-민주 5석씩 양분... 내년 총선에서도 접전 벌일 듯
낙동강 벨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PK 결투’의 승부처다. 김해-부산 서부권(북구·강서구·사하구·사상구)-양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벨트는 민주당이 현역의원을 여럿 당선시킬 정도로 강세를 보인다. 이들 지역은 대규모 택지 개발로 20∼50대 진보적 유권자의 유입이 늘고 있다. 또한 김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고 양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민주당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7석 이외에 추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지역구인 부산 남구을(남구갑과 남구을이 남구로 합구 예상), 북·강서갑(북·강서갑과 북·강서을이 북갑, 북을, 강서구로 1곳 증가 예상), 사하갑, 울산 북구, 경남 김해갑, 김해을, 양산을 등 7곳 이외에 추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호남 출신이 많은 부산 중·영도구,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하는 사상, 21대 총선에서 접전을 펼쳤던 기장군, 진보세가 강한 창원 성산과 울산 동구 등 5곳에서 승전보를 기대한다. 내년 PK지역 총선에서 민주당의 현실적인 의석수 목표는 12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PK 선거구 40곳을 국민의힘 안정권 23곳, 국민의힘 경합 우세 5곳, 민주당 경합 우세 7곳, 국힘-민주 접전 5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정권견제론 확산 시 야권 성적 호전될 수도... 물갈이 등 혁신공천이 여야 성적 좌우
내년 PK 총선에서 정권 견제론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PK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정권견제론은 높다. 한국갤럽 12월 1주(5∼7일) 조사에서는 부정 평가(55%)와 긍정 평가(35%) 격차가 20%p로 벌어졌다. PK 지역의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엑스포 부산 유치 불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8월 이후 지속되는 현상이다.
또 같은 시기 조사에서 정부견제론(46%)이 정부지원론(38%)보다 8%p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흔들리는 PK 민심에 초긴장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고 정부견제론이 확산하면 PK가 국민의힘의 절대 강세 지역에서 판세 예측이 어려운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 바뀌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당내 사정이 총선에 미칠 영향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거센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PK, TK 등 텃밭에서 더 강도 높은 물갈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 추대에 앞장 섰던 친윤 초선 의원들이 오히려 발등을 찍힐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반면 현역의원이 물갈이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 후 독자출마할 경우 국민의힘으로서는 상당한 출혈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친명-비명간 계파 갈등 격화로 이낙연 신당 창당 등 심각한 분열 위기에 있다. 혁신 경쟁에서 이겨야 내년 총선에서 이긴다. 과연 어느 정당이 혁신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지난해 12월28일자 폴리뉴스 참조)
저작권자 ⓒ Eurasia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