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 한신, 여황후에 돼지먹이로 던져지다③

소금기둥, "EXODUS 때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

작가 정하룡 승인 2024.02.08 10:57 | 최종 수정 2024.02.15 14:41 의견 0
갈매기가 비스듬히 나는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정하룡


소금기둥, "EXODUS 때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

요즘 '테레비부라운관(순뻥도사의 연세가 가늠되는 단어다. 독자들 우껴 죽는다...)'에서 뜨는 드라마는 단연 '세작'이다. 바둑드라마에서 몰뻥도사가 얻은 교훈 하나, "바둑두는 자 보다 훈수두는 자가 더잘 둔다"... 그렇지 않은가? 축구팬들이 테레비부라운관을 통해 클라스만에게 노랑카드를 멕이다 빨강딱지까지 붙이면 실제 '고향앞으로' 해야 된다.

왜 그럴까...? 완(죤)뻥도사가 정답부터 밝히자면 '거리두기'와 '마스크' 때문이다. 우리가 '對코로나戰'에서 얻었던 소중한 경험, 게임의 승패와 무관한 자, 욕망의 파도타기로부터 거리가 먼 자, 욕심없음, 욕심과는 담 쌓았다는 의미의 '마스크'와 '거리두기'...

'갈라치기' 고수들 VS '갈아타기' 달인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尹대통령은 4·10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해 '여소야대' 국면이 돼도 "(그의 성정 상)尹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플랜B'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불통하는) 자세를 버리고 야당과 협치하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법 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야당의 대표인 것만은 틀림없기 때문에 이 대표를 (정치적 파트너로)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에도 "국힘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는 기능을 상실한다"며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는 것만이 '선장 없는 나라'의 혼란과 참담함을 면하게 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국민들을 상대로 지금처럼 (일방통행을) 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가 양극화로 인한 갈등 구조에 빠져 있는데, 해소 방안을 내놓지 않고 (지금처럼) 속수무책이면 '과연 국가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플랜B' 취지는 "물러나지 않으려면 통치를 제대로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

여기에 한동훈 위원장이 '이상한 방식'으로 반응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동의하는 식으로 슬쩍 편승했다가 눈오는 날, 불탄 서천시장에서의 신묘막측한 폴더인사 전법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듯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경율은 '불출마'로 정리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한동훈의 가상한 희생정신'이라 직격했다.

"윤석열 징계 취소 소송 피고 법무부의 승소를 이끌어 낸 변호사를 갈아치워 일부러 법무부를 패소시킨 희생정신이... 선거승리를 위해 바른 소리를 했다고 조중동이 칭찬까지 하고 한동훈 본인도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동의한 회계사를 불출마로 정리해 제2의 희생정신을 과시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6일 서울 용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을 '새로운 정치 1번지'라 상정한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대표에 이겨 5선을 달성한 바있다.

현재 용산은 尹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버티고 있고, 야권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이 지역은 권영세 의원이 4선 고지를 넘은 곳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1000표 차이도 나지 않은 곳이라 치열한 격전지다.

엑소더스EXODUS VS 소금기둥

싸워스코리아 4.10총선판에는 재야의 '훈수의 달인'들이 아주 많다.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천벌 받을 짓"이었다며 일갈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정의당의 '3040' 원외 정치인들로 구성된 초당적 포럼 '새로운 질서'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 전 사무총장을 초청해 '정치 교체와 정치 복원'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것은 해선 안 될 짓"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 전 대표 시절 민주당 주도 연동형 비례제 통과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21대 총선에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자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을 저격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 보다 많은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는 '병립형 회귀'라는 현실론과 ‘준연동형 유지’라는 명분론이 맞서는 형국이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듯했다.

현행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두고 격론을 펼치다 선거제 결정을 '전당원 투표'까지 검토하다가 지난 2일 지도부 회의 끝에 이지명 당대표에 모든 결정의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론을 냈다.

그 이후 민주당 이 대표는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9월 19일 이 대표가 단식 중이던 병원에 문 전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넉 달여만이다.

이어 이 대표는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직후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준연동제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이 대표의 발표에 그동안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는 절대 안 된다던 김두관 의원은 "게도 구럭도 다 살리는, 이재명 대표의 역사적 결단을 크게 환영한다"고 반기고,

김용민 의원은 "(이 대표가) 어렵고 외로운 결정을 하셨다. 그러나 총선 승리의 길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결정했으니 모두 한 마음으로 정권심판, 정권조기종료를 향해 나아가자"고 환영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은 "이런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놓고 자기들 맘대로 모든 걸 끌어가겠다는 것", "어제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거기서 얘기를 듣고 바꾼 것이냐",

"몇몇의 정략적인 이해 관계로 5000만이 모두 영향을 받는 선거제도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거냐","국민의힘은 비례제도 관련 입장이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해서 제22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47석) 배분방식이 공직선거법 개정 없이 현행 '준연동형'으로 치르게 됐다.

지난 21대 총선 때는 비례의석 47석 중 30석에 한해서만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병립형(정당 득표율로만 의석 배분)으로 채웠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법 개정이 없다면 47석 전부에 대해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고, 원내 군소정당들과 제3지대 신당들은 '준연동형 비례제'에 따라 의석수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이합집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금기둥이 말했다, "EXODUS 때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준연동형 유지'는 어쩌면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의 했던 말 "비례제도 관련 입장이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와 상통한다.

또 어쩌면 한 위원장이 "당은 당의 일을, 정은 정의 일을 하면 된다"는 말처럼, 이 대표는 비록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만 '정치 본래의 길'로 회귀한 셈이 된다.

이런 장면을 와룡도사의 '장Field이론의 눈'으로 보면, 이재명 대표의 이번 '광주 선언'은 현대민주주의 '정치 본령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데, 그동안 '사법리스크'라는 싸워스코리아 '사법부의 싸이렌'에서 풀려나 '입법부'라는 자신의 위치로 '깨몽'하는 장면이다.

이런식으로 사법부에서 입법부로 게임 국면이 전환되면, 순뻥도사의 명석하신 독자들께서는 혐오 증오의 '복수혈전'이 아니라 시끄럽고 복잡한 '민주주의' 게임을 구경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또 어쩌면 유방을 황제의 자리로, 유방의 충성스런 장자방, 한신이 유방의 아내 여치에 눈알이 뽑히고, 사지가 잘려 돼지밥으로 던져지는 '잔혹사'를 구경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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