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40편, 험블리 세계 여행 -걸어서 조지아 국경 건너기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아제르바이잔 주인 아주머니와 이별하면서
사랑스러웠던 마을 셰키를 떠나 오늘은 이 곳에서 약 170km 떨어진 바로 옆 나라, 조지아의 시그나기로 향하는 날이다. 어느새 정든 아제르바이잔에서의 시간들이 아쉬워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긴 했지만 새로운 나라를 만날 것을 기대하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 진다.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는 택시를 불러 주며 우리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기사에게 당부의 말을 연신 건내며 우리에게 조심히 잘 가라는 인사를 건넸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 아쉬웠지만 좋은 추억을 남긴 채 이 곳을 뒤로 했다.
셰키에서 시그나기로 직행하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보통은 바로 택시를 이용하거나 발라칸에서 버스를 갈아타서 국경까지,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 후 택시로 조지아 라고데키까지 이동 후 이 곳에서 시그나기로 가는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소도시에서 국경 너머의 소도시로의 이동이어서인지 버스 이동이 쉽지가 않다. 택시는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겠지만 70~80마낫(약 50,000원)으로 버스 요금 대비 꽤나 비싼 요금으로 망설여 져 좀 고생스럽더라도 버스를 선택 했다. 더운 여름날 에어컨 시설도 없는 허름하고 작은 셰키 버스 터미널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셰키 버스 터미널은 많은 사람들
셰키 버스 터미널은 많은 사람들
셰키 버스 터미널
셰키 버스 터미널
셰키 버스 터미널
셰키를 출발해 발라칸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놓친 우리에게 경유지가 한 곳 더 생겨버렸다. 결국 우리가 가게 된 노선은 셰키-자카탈라-발라칸-택시로 국경 앞 이동-라고데키-시그나기 가 되었다. 더운 여름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이 방법으로 가려니 앞이 캄캄하다. 하지만 버스 이동을 결심한 이상 일단 차근차근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오전 11시 40분에 출발 예정인 자카탈라 행 버스가 도착 했다. 오늘은 타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버스 내부는 꽤 널널해 가는 동안 불편함은 없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의 착각이었던 것!
오전 11시 40분에 출발 예정인 자카탈라 행 버스
오전 11시 40분에 출발 예정인 자카탈라 행 버스
출발 시간인 오전 11시 40분이 훌쩍 넘어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버스는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출발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걸까… 에어컨도 없는 더운 버스 안에서 답답한 마음에 버스 기사를 찾았지만 그는 너무도 여유롭다. 알고 보니 출발 시간이 지나더라도 버스 좌석을 다 채워야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하나 둘 사람들이 탑승하기 시작 했고 결국 버스는 만석에 서서 가는 사람들까지 꽉꽉 채운 후 결국 12시가 넘어서야 출발 했다.
버스는 만석에 서서 가는 사람들까지 꽉꽉 채운 후 결국 12시가 넘어서야 출발 했다.
이렇게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자카탈라에 도착 했다. 이제 자카탈라에서 발라칸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기에 두리번 거리며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그러던 중 웬 승용차 한 대가 우리 앞으로 다가 서며 어디로 가는지를 물었다. 발라칸으로 간다고 하니 2마낫(약 1,500원) 에 데려다 주겠다고 타라고 한다. 다른 곳이라면 이런 승용차를 타기 꺼려 졌겠지만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왠지 안심하고 타게 된다. 혹시나 국경까지도 가능한지 물어 보니 5마낫(약 3,200원)을 제시했다. 발라칸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갈아 타느니 그냥 편한 승용차로 국경까지 가기로 했다. 생각 보다 편하게 국경에 도착한 우리는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의 정직함과 친절함에 다시 한번 감동 하게 되었다. 국경 앞에 내린 우리는 곧 바로 다가 온 택시 기사와 라고데키를 거치지 않고 바로 시그나기로의 직행을 25마낫(약 16,000원)으로 흥정 했다. 이로써 복잡하고 힘들 것 같았던 시그나기로의 여정이 생각보다 간소화 되어 너무도 행운인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이제 마음 편히 국경만 지나면 된다.
시그나기로 가는 국경지역
택시를 타고 앉아 국경을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 곳에서부터 걸어 걸어 출입국 심사국까지 간 후 조지아 입국 심사까지 다 거친 후 택시를 만나야 한다.
출입국 심사국까지 가는 좁고 비좁은 길.
국경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너무도 멀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좁은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어가 출국 수속을 마친 후 또 다시 걸어 조지아 입국 심사국에 도착 했다.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조지아로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조지아로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조지아로
무사히 조지아에 입국한 우리는 택시 기사를 만나 편하게 시그나기까지 갈 수 있었다.택시는 한참을 달려 도착한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 꽤나 높은 지대에 있는 작고 예쁜 마을 중심가에 내려 주었다. 이 곳이 시그나기이다.
작고 예쁜 마을 시그나기
작고 예쁜 마을 시그나기
작고 예쁜 마을 시그나기
작고 예쁜 마을 시그나기
이 곳에서의 첫 인상이 너무도 좋았기에 1박만을 예상 했지만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곳까지 오는 길은 운 좋게도 예상 외로 힘들지 않고 저렴한 요금으로 잘 온 듯 싶다. 이 행운을 가득 안은 채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에서의 여행이 너무도 기대 되는 순간이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2월 2일 41편 연재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