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44편, 험블리 세계 여행 -인류 최초의 와인이 시작된 곳, 조지아 와인을 맛보다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조지아 전통 방식의 와인 숙성에 사용되는 항아리 크베브리(Qvevri)

조지아는 5000년의 와인 역사를 지닌 와인 생산의 원조 국가이다. 와인은 선사시대부터 만들어 먹은 흔적은 보이지만 조지아 지역에서 체계적으로 와인 양조를 하였으며 이것이 이란, 시리아 등을 통해 지중해를 거쳐 프랑스 지역으로 전해졌다 라는 학설이 있다고 한다. 주로 구소련 시절 주로 소비에트 국가에서 소비 되던 조지아 와인은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며 수출을 확대하기 시작 했다고 하니 조지아 와인이 다소 낯선 이유가 이해가 된다. 우리가 머물렀던 시그나기에서는 집집마다 볼 수 있는 포도나무와 포도송이들과 곳곳의 크베브리(Qvevri)는 조지아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크베브리(Qvevri)는 조지아 전통 방식의 와인 숙성에 사용되는 항아리로 줄기, 씨, 껍질, 과육을 포함한 포도를 송이채 넣고 우리의 김치를 숙성 시키듯이 땅 속에 파묻은 채 숙성 과정을 거친다. 무려 수천년 간 이 전통 방식을 고수 해 오고 있는 크베브리 양조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 되어 있다고 한다.

 

집집마다 볼 수 있는 포도나무와 포도송이들과 곳곳의 크베브리(Qvevri)는 조지아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와인에 대한 애정은 집집 마다 보이는 포도 나무에서도 엿볼 수 있을 정도이다.

 

와인에 대한 애정은 집집 마다 보이는 포도 나무에서도 엿볼 수 있을 정도이다.

어찌됐든 와인의 원조국인 조지아에 왔으니 그냥 지나칠 순 없다! 특히 시그나기가 속해 있는 카케티 지역이 주요 와인 생산지 중 한곳이니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 차를 타고 텔라비 근처 두 군데의 와이너리를 빙문하기로 했다. 물론 타 지역으로의 교통편 제공 명목으로 70라리(약 34,000원)를 지불해야 했지만 유명 와인 산지와 텔라비 근처에 구경하기 좋은 곳들을 투어도 하는 셈이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처음 방문한 곳은 꽤 커 보이는 규모의 카레바 와이너리(Winery Khareba).

 

카레바 와이너리(Winery Khareba).
텔라비 근처 관광지

특히 이곳 와이너리의 빨간 로고는 조지아 와인샵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와이너리 운영을 하는 듯 보였다. 우리는 세 종류의 조지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1인 15라리(약 7,000원) 코스를 택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종류와 프리미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고급 코스도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조지아 와인을 맛보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다. 입구부터 많은 와인 제품들과 이들의 전통 방식을 강조하는 커다란 크베브리가 눈길을 끌었다.

엄청큰 크베브리(Qvevri)
큰 규모의 와이너리
빨간 로고는 조지아 와인샵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와이너리 운영을 하는 듯 보였다
빨간 로고는 조지아 와인샵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와이너리 운영을 하는 듯 보였다

우리가 선택한 투어 프로그램은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원하는 프로그램을 정하면 바로 시작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둘만으로 투어가 시작 되었다.

멀리서 바라본 드넓은 농장

그야 말로 기본 중의 기본인 코스인지 와인 회사 연혁과 역사들, 그리고 전통 방식인 크베브리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히 설명 했다.마치 우리네 김장을 하듯 땅 속에 묻어 발효와 숙성을 시키는 전통 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와인 박물관 같은 카루지 와이너리의 모습들
와인 박물관 같은 카루지 와이너리의 모습들

고대하던 시음시간!화이트 품종인 르카츠텔리(Rkatstelli)와 레드 품종인 사페라비(Saperavi), 그리고 오츠카누리 사페레(Otskhanuri Sapere) 를 시음 했다.풍부하고 깊은 맛 보다는 대체로 과실향이 짙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들인 이 곳을 뒤로 하고 두 번째로 방문한 뒤루지 밸리(Duruji Valley) 와이너리. 좀 전에 방문 했던 카루지 와이너리는 와인 박물관 같은 곳이었다면 이곳은 와인 팩토리 개념으로 양조, 병입이 모두 이루어 지는 곳이었다. 가격도 3종 시음에 1인 7라리(약 3,600원) 으로 훨씬 저렴하면서 직원들도 너무나 친절했다. 예전엔 한국으로도 와인 수출을 했으나 몇 년 전에 중단 되었다고 하니 아쉽기 그지 없다.

 

뒤루지 밸리(Duruji Valley) 와이너리
뒤루지 밸리(Duruji Valley) 와이너리

여기도 크베브리로 와인을 상징하고 있다. 특히 크베브리 방식으로 곳곳에 각각 다른 크기의 구멍이 뚫린 듯 땅을 파서 와인을 숙성시키는 숙성고가 인상적이었다.

크베브리 방식으로 곳곳에 각각 다른 크기의 구멍이 뚫린 듯 땅을 파서 와인을 숙성시키는 숙성고가 인상적이었다.
크베브리 방식으로 곳곳에 각각 다른 크기의 구멍이 뚫린 듯 땅을 파서 와인을 숙성시키는 숙성고가 인상적이었다.
와인을 상징하고 있는 벽화

전통 방식을 고수 하며 전 세계로 수출 되는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 해 내는 와이너리의 시스템에 감탄 하며 와인 제조 전 과정을 둘러 볼 수 있었다.착즙된 과실에서 발효를 통해 약 13도 정도의 알코올이 생성 되고 숙성 과정으로 풍부한 맛과 향이 발생 되는 이 모든 과정들이 신비롭게 느껴 지기도 한다. 수천년 전 부터 이 모든 원리와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는 사실이 너무도 경이롭다.

전통 방식을 고수 하며 전 세계로 수출 되는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 해 내는 와이너리의 시스템에 감탄 하며 와인 제조 전 과정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전통 방식을 고수 하며 전 세계로 수출 되는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 해 내는 와이너리의 시스템에 감탄 하며 와인 제조 전 과정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전통 방식을 고수 하며 전 세계로 수출 되는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 해 내는 와이너리의 시스템에 감탄 하며 와인 제조 전 과정을 둘러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다가 온 시음시간! 화이트 품종 한가지, 레드 품종 두가지에 함께 투어를 즐겼던 인도 아저씨의 오지랖에 차차 까지 시음하게 되었다. 차차(Chacha)는 조지아 와인을 양조하고 남은 씨, 껍질, 줄기를 이용해 만든 증류주이다. 알콜도수가 40~50도 정도로 높지만 깔끔하게 떨어지는 목넘김이 식후주로 안성마춤이다. 혹은 소주 대용으로도 손색 없을 듯 하다.

 

드디어 다가 온 시음시간!
화이트 품종 한가지, 레드 품종 두가지
화이트 품종 한가지, 레드 품종 두가지
인도 아저씨의 오지랖에 차차 까지 시음하게 되었다

알찼던 와이너리 탐방을 마친 우리는 근처 도시인 텔라비(Telavi)의 한 오래된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동네 개님들과 함께 쉬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했다.

근처 도시인 텔라비(Telavi)의 한 오래된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동네 개님들과 함께 쉬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했다.
근처 도시인 텔라비(Telavi)의 한 오래된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동네 개님들과 함께 쉬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했다.

체력이 좀 더 남아 더 많은 곳을 보고 배울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인류 최초의 와인이 만들어 졌던 이 곳 조지아에서 와이너리를 둘러 본 것에 뜻깊은 하루였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고 맛 좋은 와인들을 마실 수 있게 되었음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2월 19일 45편 연재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