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무이' 정은희

김상출 승인 2020.02.25 17:15 | 최종 수정 2022.06.06 15:37 의견 0

어 무 이

정은희

아직도 피우지 못한 메아리가 아득합니다
봄이면 꽃구경을
여름이면 계곡을
가을이면 단풍 든 산을
겨울이면 온천을 가자 하셨던 어머니
오늘도 미루고
내일도 미루다가
어느 날 당신은 떠나 야속하기만 하다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언제나 나의 부끄러운 것들을 집어삼키고
아득하다는 건 어디를 쳐다봐도 눈물이 난다
어머니가 살던 고향집에
호미 끝에 돌멩이도 그립고
뜨락에 목메던 어머니 선소리가 들꽃 속에 피어난다.

정은희 시인의 가족 사진(사진-영남연합뉴스DB)
정은희 시인의 가족 사진(사진-영남연합뉴스DB)

▶프로필
-경남 진주출생
-시의전당 문인회 이사
-정형시조의 美 회원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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