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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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9 17:00 | 최종 수정 2022.06.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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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와 어무이
이성두
어무이
요긴 춘 사월
시방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구먼요
꽃이란 놈이 제 딴엔 한 인물씩 하지요
어무이
그 옛날 호미질하시든 남새밭은
이제 잡초만 와글와글해요
어무이
그곳에도 봄비는 더러 오는지요
요즈음 무슨 꽃을 아끼시남 유
마당 가에 맨드라미 씨앗은 파종했겠지요
이승과 저승이란 고것이 동화맹키로
말짱 도루묵인 걸 내사 잘 알지요
그래도 이놈 맘속엔 어무이가 살아계신
저승이 엄연히 있구먼요
자줏빛 자운영 꽃 고운 앞 들녘에
오늘맹키로 봄비 추적 이는 날엔
겁나 보고 싶구먼요
언젠가 그날이 오면 어무이
쓰시든 쪽 비녀 유품으로 챙겨 두었는디
꼭 쥐고 갈 거구 만유.
▶프로필
-시의전당 문인협회 회원
-한울문학 신인상
김상출 기자 ynyhnews@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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